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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국 고 대 문 학

고 대 시 가

악 부(樂 府)

 

1. "악부(樂府)"라는 명칭의 유래와 변천

 악부시란 일종의 곡조가 달린 가사를 의미하는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시경≫도 악부시였고, 후세의 사(詞)나 곡(曲)도 악부시이다. «한서(漢書)·예문지(藝文志)»의 기록에 의하면, 악부라는 말은 서한(西漢) 무제(武帝)가 세웠던 기관으로 음악을 관장하는 관서(官署)의 명칭이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한대(漢代) 이전부터 음악을 다루는 기관은 존재하였으나, 한 무제 원정(元鼎) 6년(BC 111)에 정식으로 악부라는 관서가 성립되면서 발전을 거듭하다가 애제(哀帝)가 즉위하고(BC 7) 악부를 개편 감축시키라는 명령이 내려지면서 그 활동이 크게 위축되었다.

악부에서 하는 일은 민간의 시가를 수집하여 그것에 곡을 입히고, 한편으로는 악보를 제작하며 악공들을 훈련시키는 것이었다. 이를 구체적으로 말하면,

첫째, 제사 및 궁정향연(宮廷享宴)에 쓰이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당시의 문인들이 임금과 조상의 공덕을 찬양하는 가사를 만들면 악부에서는 이제까지 궁중에서 사용하던 아악(雅樂)·초성(楚聲)·호악(胡樂)· 민가 등을 채집하여 새로운 곡을 만들어 입힌다.

둘째, 군대를 위해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무제의 재위 54년간(BC 140~87) 한조(漢朝)는 진조(秦朝)의 통일판도를 두 배로 늘일 만큼 정벌을 강행하여 영토를 넓혔다. 악부에서는 여러 시가에다 그들이 제작한 군악을 곁들여 군인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그들의 전적을 찬양하였다. 또한 여러 차례 정벌을 통해 이민족들과의 접촉이 빈번해지면서 그들의 악곡과 악기 등이 자연스럽게 중원 땅으로 유입되었으며, 이로써 많은 신성곡(新聲曲)을 제작하게 되었다.

셋째, 민간에서 수집해 온 민가에 곡조를 붙이는 일, 민가를 수집하는 일 등이다. 예로부터 가요(歌謠)는 노랫말과 곡조가 같이 있는 가(歌), 노랫말만 있는 요(謠)의 두 가지로 분류되어지는데, 당시 악부에서 수집한 민가는 대부분 요(謠)에 해당하는 것이었으며, 이러한 가사에 수정을 가하고 곡조를 덧붙이는 것이 악부의 일이었다. 이렇게 완성된 것이 소위 민간악부로 불리는 한대의 민가들이다.

이렇게 음악을 관장하는 기관의 명칭에 불과했던 악부는 그 기관에서 채집한 민가들을 포함한 명칭으로 사용되다가, 다시 악부에서 채집한 민가를 모방하여 지은 노래도 악부라고 칭함으로써 마침내 시체(詩體)의 하나가 되었다. 후세에는 악부체를 모방하여 지은 시체(詩體) 혹은 곡조가 있는 가사이면 모두 악부로 칭하게끔 그 의미가 확대되었다.

 

2. 악부의 분류

 악부시 자체가 음악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으므로, 옛부터 대개 악부를 분류할 때는 그 음악에 근거하여 분류하였다.

송(宋) 곽무천(郭茂천)의 ≪악부시집(樂府詩集)≫은 악부시에 관한 편저(編著)로서, 여기에는 고대로부터 오대(五代)에 이르는 동안의 악부시가 거의 망라되어 있고 작품에 대한 해설이 자세하다. 곽무천의 그때까지의 모든 악부를 다음과 같이 12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1) 교묘가사 (郊廟歌辭)  2) 연사가사(燕射歌辭)  3) 고취곡사(鼓吹曲辭)  4) 횡취곡사(橫吹曲辭)  5) 상화가사(相和歌辭)  6) 청상가사(淸商歌辭)  7) 무곡가사(舞曲歌辭)  8) 금곡가사(琴曲歌辭)  9) 잡곡가사(雜曲歌辭)  10) 근대곡사(近代曲辭)  11) 잡가요사(雜歌謠辭)  12) 신악부(新樂府)

 

곽무천은 귀족악부와 민간악부는 물론 음악적 요소가 없는 잡가요사나 신악부 등까지 모두 수집하여 체계적으로 작품들을 분류하여 놓았는데, 이는 악부연구에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교묘가사는 귀족이나 문인들이 제사를 위해 지은 노래로 화려하고 장중하나 크게 별다른 문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한 고조(高祖) 당산부인(唐山夫人)의 안세가(安世家) 17장, 사마상여(司馬相如) 등의 교사가(郊祀歌) 19장 등이 한대의 작품이다.

고취곡사는 단소요가(短簫요歌)라고도 불리며, 한초(漢初) 북방민족들로부터 전래된 음악이다. 본래 군대에서 쓰이던 음악인데, 가사를 보면 민간의 작품으로 짐작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상화가사는 각 지방의 속악(俗樂)이며, 그 가사 내용은 대부분 백성들의 생활묘사인데, 여기에는 악부시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들이 많다.

잡곡가사는 탄생 시기가 가장 늦고 대부분 곡조의 기원을 모르는 것들을 한 종류로 분류한 것이다. 상화가사와 더불어 우수한 민가가 많이 들어있다.

청상곡사 역시 속악인데 한대 이후의 것이며, 잡가요사는 민간에 돌아다니던 도가(徒歌), 즉 곡조가 없는 가요만 모아 분류한 것이다.

 

3. 민간악부의 내용

 한대 악부, 특히 민간악부 중에는 당시 사람들이 개개인의 생활 속에서 우러나오는 슬픔이나 기쁨의 여러 정서를 가요로 표현해 낸 작품들이 많다. 그 주된 내용은 대체로 그들의 인생관 애정, 집을 멀리 떠난 나그네나 병정들의 사향(思鄕) 등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이 외에도 당시 사람들이 직접 겪었던 당시의 정치 사회 및 기타 현실생활에서의 개인적 역사적 경험들을 지극히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 있다. 이러한 부류의 작품들은 전혀 작자의 감정을 시 속에 넣지 않은 채 사실적이고 소박하게, 그러나 유모어와 풍자를 넣어서 자신들이 보고 겪은 가난 전쟁 고통 사회상 등을 묘사하였다.

한대의 민간 악부는 그 표현이 지극히 소박하고 통속적이지만, 격식이나 수사(修辭)에 얽매이는 문인시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자유로움, 사상의 단순함과 진실함, 직설적인 표현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4. 악부시의 내용상 특징

악부는 고체시(古體詩)의 지류를 통하여 당대(唐代)의 근체시(近體詩), 오대(五代)와 송(宋)의 사(詞), 원명(元明) 시대의 곡에 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이것은 <시경> 이래 중국시의 발전 개요인 동시에, 이른바 중국 정통문학의 골간을 이루었던 것이다.악부가 지닌 뛰어난 내면적 예술성은 두 가지 면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진솔한 삶을 소재로 한 서민 정서였기 때문에 다른 문학보다도 생명력이 있고,

둘째, 악부가 시(詩), 악(樂), 무(舞)의 혼합체라고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언어를 통한 감정의 토로, 청각적인 음악 효과, 그리고 춤의 동작이 함께 어우러졌다는 점이다. 따라서 악부는 가장 전통적인 종합 문학이라고 볼 수 있는데, 당시 어둡고 밝은 생활의 현실이 자연스럽게 종합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참고 : 전보옥 역해 «풀어쓴 古典 樂府», 청아출판사,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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