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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국 당 대 문 학

1 9 4 9 년 이후 ~ 현재

잠재 창작의 시작 : <5월 30일 오후 10시 북경숙사>

 

이것은 특이한 수기식 산문으로 창작 시기는 표제에서 밝힌 바와 같이 1949년 5월 30일이다. 당대문학이 아직 정식으로 시작되기 전에, 북경에서는 전국 각지의 문예 관계자들이 모여들어 제1차 문학예술가 대표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30년대 경파(京派)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변성(邊城)≫≪상행산기(湘行散記)≫의 저자인 심종문(沈從文)은 매우 곤혹스런 정신적 위기에 빠져있었다. 항전 시기부터 심종문은 좌익 정치세력과의 관계가 계속 악화되어, 좌익 비평가들의 "항전 무관"론, "전국책파(戰國策派)", "작가의 정치참여 반대"론, "자유주의문학"에 대한 비판 운동에서, 그는 거의 매번 논쟁의 대상에 올랐으며, 그가 이 시기에 창작한 소설도 자주 비판을 받았다. 1948년 곽말약은 <반동문예를 배척한다(斥反動文藝)>라는 글을 발표하여, "의식이 있다는 자가 줄곧 반동파로 활동하고 있다"라고 그를 혹독하게 매도하였다. 정치상의 먹구름이 그의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자 그의 약하고도 민감한 신경계통은 손상을 입고 말았다. 그로부터 40여년 이후 심종문의 글을 모은 ≪종문가서(從文家書)≫를 발표한 편집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1949년 '아름다운 편지(好好的來信)' 120권을 준비하고 있던 심종문은 마침내 문학사업을 중단하고 북경대학교 중문과에서도 강단을 내려왔다. 여러 가지 복잡한 원인으로 1월부터 정신이상에 빠져들었다. 이 소식은 갓 해방된 청화원(淸華園)의 친구들에게 전해졌으며, 양사성(梁思成) 부부와 김악림(金岳霖) 등은 즉시 그에게 청화원에서 요양하도록 권하였다. 친구들의 정성어린 보살핌에도 그의 병세는 호전되지 않고 더욱더 깊어만 갔다.……"

 

이 <5월 30일 오후 10시 북경숙사(五月삽下十点北平宿舍)>는 바로 당시에 남아있던 문학작품들 중의 하나이다. 이 수기는 병중에 있던 작자의 "헛소리"에 지나지 않지만, 그것은 전환시대에 나타난 지식인의 다른 정신상태를 상징적으로 기록한 것이다. 병중에 있던 심종문은 시대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세상이 움직이고 있고, 모든 것이 움직이고 있다."라고 표현하였다.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두려워한 것은 세상 그 자체의 변동이 아니라, 이러한 변화 속에서 궤도 밖으로 버려지는 것이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완전히 고립된 것 같고, 대중의 애락(哀樂)과 완전히 단절된 것 같다."

"나는 정지해 있으면서도 모든 것들을 불쌍하게 바라보고 있다. 자신에게 몫이 없으면 모든 일에 몫이 없다."

 

심종문은 여태껏 "반동파로 활동한"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변화 속에 있는 이 시대에 대하여 어떠한 적대감이나 경계심도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자신의 안위를 위하여 무관심하게 방관하지도 않았다. 그는 열정적으로 이 시대를 사랑하고 거기에 참여하려고 하였다. 그래서 그의 가슴속은 자신이 시대 밖으로 배척되는 처지에 대한 두려움과 원망으로 가득찼던 것이다. 이러한 감정은 매우 정상적이고 사실적인 것으로, "정신이상"의 흔적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그는 결국 "나는 미치지 않았다!"고 크게 외쳤다. 그리고 다시 "도대채 왜?"라고 반복해서 다그쳤다. 작자가 병중에 쓴 글지만 거기에는 힘이 흘러넘친다. 이 수기를 다 읽어보면 선량하고 나약한 한 영혼이 투명하게 독자의 눈앞에 나타나며, 사람들은 이렇게 물어보고 싶어한다.

"새로운 위대한 시대의 도래가 이렇게 연약하고 아름다운 생명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한단 말인가?"

 

비록 이것은 자유로운 형식의 수기이지만, 그 문체에는 심종문 고유의 특징인 느슨한 문장, 풍부한 의미, 언어의 리듬감이 선명하게 나타나있다. 심종문은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기에, "고요함에도 소리가 있다"라고 하면서 각양각색의 소리를 묘사해내었다. 즉, 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환청), 왕뚱이의 날개짓 소리, 어린아이의 코고는 소리, 라디오의 고전음악 소리 ……, 이런 여러 가지 소리들이 모두 그에게 서로 다른 정서의 변화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정교하고도 섬세한 운치가 돋보인다. 짧은 편폭 속에 그는 역사의 회상, 현실의 서정, 미래에 대한 환상이라는 세 개의 다른 시간 관념을 나타내는 서사적인 표현을 삽입하고, 그 속에 역사상의 정령(丁玲), 현실 속의 장조화(張兆和), 환각 속의 취취(翠翠)라는 세 명의 여성을 기탁하였다.

그는 먼저 한 장의 낡은 사진으로부터 의미심장한 정령의 이야기를 끌어내었다. 청년시절에 심종문은 정령 부부와 매우 좋은 친구 사이였다. 비록 서로 가는 길은 달랐지만, 정령의 남편 호야빈(胡也頻)이 희생된 후에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정령을 보호하여 고향으로 데려갔다. 정말 대담하고도 유능했다고 할 수 있다. 정령이 국민당정부에 의해 비밀리에 체포되자, 그는 다시 장편 산문 <정령을 기억하며(記丁玲)>를 발표하여 민중들에게 실종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정말 인정과 의리가 대단했다고 할 수 있다. 19년이 지난 후 정령은 새시대의 문예담당 관료이자 풍류인물이 되었지만, 심종문은 오히려 정신병 때문에 대중들 밖으로 떠돌아야만 했다. 역사는 사람을 이토록 조롱한단 말인가!

심종문과 그의 아내 장조화

고난을 함께 했던 아내 장조화에 대하여 심종문은 감사하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의 생각이 사진 속의 역사에서 현실로 돌아왔을 때, 자신의 가정에 대해서 "아내는 건강하고 정직하며, 아이들은 자중자애 할 줄 안다."라고 묘사하였다. 이 두 구의 말은 사실 하나의 의미이다. 뒷구는 아내가 건강하고 정직하여 자식들을 잘 가르친다는 앞구의 말을 더욱 두드러지게 부각시켜 주고 있다. 이렇게 단란하고 행복했던 가정이 자기로 인해 파괴되는 것을 바라보면서, 그는 상상하기 어려운 두려움과 절망에 빠져들었다. 고요한 밤에 작은 왕뚱이의 날개짓하며 우는 소리는 마치 이러한 절망감을 쏟아내는 것 같았다.

결국 심종문은 다시 오매불망 그리워하던 고향을 생각하였다. 사회적 격동기에 고독과 냉대를 실컷 맛본 후에 그는 본능적으로 그가 태어난 소박한 대지의 품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취취는 아마 그의 소설속의 인물일 것이며, 작품 인물의 생활의 원형은 고향에 대한 문화적 환상일 것이다. 여기에는 민간으로 돌아가 은거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이상이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주목할만한 점은 작가가 고향을 묘사할 때에 과거시제가 아니라 미래시제를 사용하였다는 사실이다.(端午快到了: 단오절이 다가온다) 여기에는 미래에 대한 작가의 자발적인 선택이 내포되어 있다. 비록 그는 이후에 상서(湘西)로 돌아가서 은거하지는 않았지만, 반평생의 정력을 바쳐 민속문화와 역사박물 정리에 몰두하고, 시끄러운 문단과 사회를 자발적으로 떠나 민간에서 지식인의 직분을 다하였다.

만약 노신이 당시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광인일기(狂人日記)>로써 중국 현대문학의 서막을 열고, 전통과 완전히 결별하는 현대 지식인의 용감한 정신을 선포하여, 계몽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문학 전통의 기초를 수립했다고 한다면, 심종문의 이 새로운 "광인일기"도 50년대 이후의 문학사에서 똑같은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이 작품이 당시에 발표될 수 없었고 전해질 수도 없었지만, 문학사적 관점에서 보면 당대문학사에는 잠재적인 창작의 줄기가 희미하게 흐르고 있다. 창작권을 박탈당한 많은 지식인들이 발표하지 않은 개인적 문장들을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즉, 일기, 편지, 수필, 시가와 의식적으로 창작한 문학작품 등은 시대에 대한 그들의 인상과 생각을 표출한 진실한 마음의 소리이다. 이러한 글들은 당시에 공개적으로 발표되었던 작품들보다 더욱 진실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그것들을 지금부터 읽어도 그 문학사적 가치는 여전히 높다고 하겠다. 심종문의 이 수기는 당연히 이 잠재적인 창작류의 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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